롯데뮤지엄은 예술과 시간의 경계를 허물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 b.1980)의 개인전 «서울 3024 (Seoul 3024)»을 개최한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샴은 ‘상상의 고고학(fictional archaeology)’이라는 독창적인 개념을 기반으로 조각, 회화, 건축,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시각 예술을 선보인다. 상상의 고고학은 일상 사물이나 문화의 아이콘을 대상으로 화산재, 방해석, 하이드로스톤, 자수정 등의 지질학적 재료를 사용하여 캐스팅한 뒤 인위적으로 부식시켜 마치 미래에서 발굴한 듯한 유물의 모습으로 제시한다. 익숙하지만 낯선 모습으로 복제되어 재현된 사물들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 속에서 현재와 과거를 바라보게 하는 시간을 초월하는 이질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서울 3024»는 천년 후 미래를 설정으로 작가의 고유한 세계관을 몰입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전시이다. 전시는 작가의 초기작부터 이번 전시를 기념하여 제작한 신작까지 250여점의 작품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을 활용하여 만든 고전 조각 시리즈를 시작으로 애니메이션 포켓몬과의 협업 작품, 서울에서 개최되는 전시를 기념하여 제작한 신작 회화와 드로잉, 유물 발굴 현장을 재현한 대형 설치 작업 등 시대와 영역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대표작인 <미래 유물(Future Relic)> 오브제 시리즈와 동명의 영화를 포함하며, 티파니앤코(Tiffany & Co.), 디올(Dior), 포르쉐(Porsche)를 비롯한 브랜드와의 협업, 건축, 패션, 가구 브랜드 활동까지 20여 년간 보여준 전방위적 활동을 조명하며, 예술의 영역을 확장해 온 작가의 독보적인 행보를 되돌아본다.
다니엘 아샴(b.1980)은 미국 오하이오 클리블랜드 출생으로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마이애미의 디자인 앤 건축 고등학교(DASH)에서 건축을 수학했고, 뉴욕 쿠퍼 유니언(Cooper Union) 대학에 진학해 회화를 전공했다. 졸업 후 2007년 마이애미에서 아티스트 운영 공간인 더 하우스(The House)를 창립했고, 건축적 회화와 조각을 선보이며 작가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한다. 2010년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커미션 작업을 위해 남태평양의 이스터섬을 방문한 아샴은 발굴 현장에서 본 고고학자와 불가사의한 유물에 영감을 받아 ‘상상의 고고학(Fictional Archaeology)’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수동 카메라, 전화기, 카세트 플레이어 등 추억의 기기들을 하이드로스톤과 유릿가루, 수정와 같은 광물을 소재로 주조했고, 이를 인위적으로 부식시켜 마치 미래에서 발견된 듯한 가상의 유물로서 제시했다. 그는 주변의 일상 사물 이외에도 캐릭터, 농구공과 같은 대중 문화의 아이콘이나 그리스, 로마 시대의 고전 조각들을 복제하여 장르의 경계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확장해 나갔다.
예술은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아샴은 그동안 여러 아티스트와 브랜드와 협업하며, 더 많은 대중과 교감하고 명성을 얻었다. 미국의 전설적인 안무가 머스 커닝햄(Merce Cunningham)의 무대 디자인을 비롯하여 뮤지션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를 비롯한 아티스트와 협업했고, 티파니앤코(Tiffany & Co.), 디올(Dior), 포르쉐(Porsche), 아디다스(Adidas), 리모와(RIMOWA) 등의 다수 브랜드와 작업했다. 이외에도 아샴은 건축 디자인 사무소 ‘스나키텍쳐(Snarkitecture)’, 의류 브랜드 ‘오브젝트 IV 라이프(Objects IV Life)’, 가구 ‘오브젝트 포 리빙(Objects for Living)’ 설립하며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