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뮤지엄은 그 서막을 여는 첫 번째 전시로 우리 시각문화에 새로운 변혁을 이끈 댄 플래빈 전시를 진행합니다. 댄 플래빈의 예술은 규격화된 산업재료를 모듈화하고 복잡함을 제거하는 ‘미니멀리즘(Miminalism)’의 장르 안에서 설명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작품들은 함께 활동한 다른 작가들과는 확연히 구분됩니다. 플래빈의 독창성은 쉽게 구할 수 있는 형광등의 빛으로 공간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작품을 창조했다는 것입니다.
예술계의 금기를 깨고 그가 선택한 형광등은 규격화되고 산업화된 사회를 반영함과 동시에 지적이면서 신비로운 빛으로 관람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빛을 통해 회화와 조각의 영역을 넘어 공간을 작품으로 전환시키는 그의 예술은 현대미술은 물론 음악, 건축, 삶의 방식에까지 혁명적인 의식의 전환을 가져왔습니다. 롯데뮤지엄은 댄 플라빈의 초기 작품 14점을 한자리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를 통해 빛이라는 새로운 소재가 공간으로 확장되는 실험과정을 함께 경험하고자 합니다. 또한 이번 전시는 시대의 변화를 먼저 자각하고 새로운 도시 환경의 근간을 마련한 댄 플래빈의 ‘위대한 빛’을 통해 우리의 삶과 예술을 되돌아 보게 하는 깊은 성찰의 시간을 제공할 것입니다.
댄 플래빈은 1933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플래빈은 1953년부터 미 공군으로 복무했으며 그 이듬 해인 1954년 한국 오산의 제5 공군본부에 주둔하면서 기상정보를 수집하는 기상병으로 근무했다. 1956년 뉴욕으로 돌아간 댄 플래빈은 뉴욕 콜롬비아 대학에서 미술사를 수학한다. 미술사를 섭렵한 작가는 1961년 뉴욕의 저드슨 갤러리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열고 ‘아이콘icons’이라는 전자적인 빛으로 된 콜라주 형태의 부조 시리즈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플래빈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형광등’이라는 특정 소재를 사용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개척했다.
댄 플라빈은 1976년 시카고 현대미술관에서 대형 전시를 진행했으며 1969년 오타와에 있는 캐나다 네셔널 갤러리와 1989년 독일 바덴바덴의 카를스루에 주립미술관에서 전시했다. 2004년 디아 아트 파운데이션은 워싱톤 D.C.의 내셔널 갤러리와 공동으로 댄 플래빈 순회전을 개최했고 1982년에는 댄 플라빈 인스티튜트를 설립하고 뉴욕의 브리지햄튼의 교회와 소방서에 댄 플라빈이 디자인한 작품을 영구 설치했다.